[사설] 선거 결과 승복과 민심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인의 품격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끝나면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갈라진다. 선거는 단순한 정치적 대결을 넘어 주권자인 국민이 특정 정치인과 정당에 권한을 위임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엄중한 심판의 장이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담긴 표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모든 정치인의 기본 덕목이자 의무다.

그러나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일부 정치인들이 결과에 불복하거나, 패배의 책임을 정당 구도나 외부 환경, 심지어 유권자인 주민들의 판단 탓으로 돌리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모 구청장의 사례처럼 자신이 낙선한 이유를 스스로의 국정·구정 운영 성과나 소통 부족에서 찾는 대신, 외부 요인과 구민의 선택을 원망하는 모습은 주권자의 엄중한 선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지 않고 주민을 탓하는 태도는 공공의 책임을 지고 나섰던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린 행태다.

정치 행정의 유산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 이전 집권 시기의 정책이나 사업이 후임자에 의해 재검토되거나 수정되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새로 출범한 권력이 가져야 할 합리적인 행정 재량권의 영역이다. 이를 단순히 '업적 지우기'로 모략하며 정치적 몽니를 부리는 것은 지역 사회와 공동체를 분열시킬 뿐이다. 자신들이 할 때는 '혁신적 개혁'이고, 상대가 추진할 때는 '정치적 보복'이라는 이중잣대는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다.

선거에 낙선했다고 해서 정치적 책임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정치인의 품격은 승리의 순간보다 패배의 순간에 드러난다. 스스로를 돌아보기는커녕 외부 요인과 유권자를 탓하는 성찰 없는 정치, 그리고 과거에 매몰된 네거티브와 정치적 선동은 국민적 피로감만 가중시킬 뿐이다. 모든 정치인은 국민의 선택 앞에 겸손해져야 하며, 억지 주장을 거두고 미래를 향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길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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